[주간경향] 17.08.29.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708211817291&pt=nv#csidx2e878b7d4714dc6bf5c4694cbc1f9fb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불멸을 원한다. 하지만 영원히 살 수는 없으므로 후손을 남기고 싶어한다. 동물도 가지고 있는 종족보존 본능이다. 특히 자신의 가족, 넓게 보면 민족공동체가 사라질 위기라는 위기의식은 더욱 클 것이다. 

한국에서 인구문제는 너무 갑자기 다가온 위기상황이다. 가장 많이 태어난 해가 1960년이고, 109만명이 출생했다. 지금 그들이 50대 후반이므로 아직도 저출산은 실감나지 않는 이슈라 할 수 있다. 더구나 1971년에는 102만명이 태어났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이 88학번 성보라가 아니고, 71년생들인 성덕선과 그 친구들인 것은 이러한 인구적 특성을 고려한 것일 것이다. 그들도 이제 46세다. 

하지만 작년 2016년 출생자는 40만명이다. 올해는 36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그래서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마침내는 한국인 소멸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1960년 109만명이었던 출생인구는 2016년 40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36만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한 병원의 신생아실./김창길 기자

1960년 109만명이었던 출생인구는 2016년 40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36만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한 병원의 신생아실./김창길 기자


정부 예산이 엄청나게 투입되었다는데 

지방은 더욱 심각하여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30년 안에 전국 시·군의 읍·면·동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곳(1383개)이 ‘인구 소멸지역’(거주인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국민적 인식은 조금 다르다. 저출산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국민이 저출산 문제를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39.2%에 불과하고, 젊은 세대일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받아들이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젊은 세대가 정부 정책에 무관심하거나 비협조적이어서가 아니라, 저출산 문제가 현재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 미래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재정지출에서 영원한 과제는 어떤 지출에 대해 비용이냐 투자냐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저출산을 해결하는 복지정책을 비용으로 보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수백 조원을 들먹이며 저출산 정책의 비효율을 이야기한다. 

그럼 과연 얼마나 들어갔는가. 2006년 처음 저출산 정책이 시작되었을 때 예산은 3조원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150조원 정도가 투입되었다, 연평균 15조원이다. 단순히 이 숫자만 보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0년간 정부 예산과 지방정부 예산이 4000조원이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액수이다. 

OECD 평균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2.7%(2013년, 아동예산 기준)이다. 한국은 여기에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여 1.1%이다. 특히 저출산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는 프랑스는 지난 40년간 3%가 넘는 지출을 해왔다. 우리로 치면 매년 45조원 정도씩 투입한 것이다. 결국 규모의 문제는 아니고, 늘려야 하는 것이다. 

2017년 정부의 저출산 예산은 25조원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30%가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이다. 

저출산 대책은 정책 수단의 조합을 넘어 정책 의지의 범위와 강도(policy scope & fortitude)에 따라 효과성이 좌우된다. 저출산이 ‘국가 존립’의 문제라는 정책적 인식이 필요하고, 의례적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정성과 절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청약제도에서 다자녀가구의 혜택을 줄인다든가 다자녀 추가공제는 물론 출생·입양 공제마저 없앤 것은 그 절박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출산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 

그런데 저출산 정책이 2006년부터라는 데 의문이 생긴다. 1983년에 인구 감소를 나타내는 출산율 2.1이 무너졌는데, 무려 23년 후에야 저출산 대책이 시작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재미있는 사례는 2003년까지 정부가 산아제한을 위해 정관수술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당첨부터 다양한 정부 지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지원책이었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도 면제해주는 강력한 지원으로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정관수술을 받고, 그보다 많은 여성들이 난관 수술과 자궁내 장치 시술을 받았다. 

이 사업을 주도한 것은 가족계획협회였다. 1997년 가족계획연보에 보면 34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목표의 110%인 1만7000명의 정관수술을 시행했다는 내용이 자랑스럽게 나와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가족계획협회는 2006년 인구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어 출산장려사업을 하고 있다. 출산문제를 국가가 계몽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는 책 <정해진 미래>에서 “인구교육은 물론 필요하나 인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식의 당위로 흘러선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출산율 반등에 성공하는 국가의 공통점은 사회 전체가 성 평등적 방식으로 변했다는 데 있다. 출산의 도구로 여성의 몸을 볼수록 여성들은 더 출산을 꺼린다. 또한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변화된 선호와 지향 및 목소리를 담아내고, 아이 낳을 수 있는 고용과 주거·교육정책 등이 같이 가야 성공한 저출산 정책이 될 것이다. 

 

출산 기피풍조 정도로 저출산을 이해하는 과거 고출산시대의 편견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 저출산 대책 예산을 비용으로 보는 사고방식으로는 미래를 암울하게 할 것이다. 양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16배의 투자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금의 아이들이 납세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산율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국가가 되어야 한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1960년대 정부 산아제한 포스터다. 정말로 우물쭈물하다가는 거지꼴을 못면할 것이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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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8.22.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4&artid=201708141636301&pt=nv#csidx9ebac3cf9d47baa9c8c5ff4d8c819f8

 

 

 

교육부 소속 학교 건물은 기존 64W 전구를 50W LED 전구로 교체하는 물량이 22만1931개이다. 1290억원의 예산을 통해 매년 12억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면 100년이 지나도 전기비용만으로는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 후 몇 달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던 최근(7월 22일), 2017년도 제1차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1조1869억원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에서 1조2519억원을 감액하고 2504억원을 증액하며 수정·통과되었다. 몇 달간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놀랍게도 전체 예산안에서 극히 일부인 80억원에 불과한 공무원 채용 비용이었다. 

사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대표적인 사업은 2000억원이 넘는 LED 교체 예산이다. 일부 의원들이 조심스럽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수정 없이 정부 추경안이 그대로 통과되었다.

원래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 작성 이후 발생한 천재지변, 급격한 경제적 변화 등 본예산 작성 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반영하고자 편성하는 예산이다. 반면 LED 교체사업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본예산 작성 시 제외되었던 사업이 추경예산에 편성되었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2천억원이 넘는 LED 조명 교체가 추경예산에 과연 맞는 것일까. 사진은 LED전구 제품들. / 강윤중 기자 ※ 기사 본문 중 특정 언급사실과 관련없습니다.

2천억원이 넘는 LED 조명 교체가 추경예산에 과연 맞는 것일까. 사진은 LED전구 제품들. / 강윤중 기자 ※ 기사 본문 중 특정 언급사실과 관련없습니다.


각 부처별로 설치비용에 큰 차이 

특히 이번 추경의 LED 교체예산은 2000억원을 상회하는 큰 규모다. 그러나 관련 예산 대비 전기요금 절약효과와 그에 따른 손익분기점이 언제 발생하는지 등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은 없다.

그래서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해봤다. 우선 추경 LED 예산규모와 전기요금 절약효과를 비교해 보았다. 각 부처별로 설치비용부터 차이가 크다. 가장 큰 곳은 법무부 교정기관 LED 설치예산 43만원(개당)은 시중가와 조달가를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구입비와 설치비를 합쳐 9만1000원으로 산정한 반면 법무부 소속 교정기관은 약 43만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각 부처가 책정한 LED 구입과 설치예산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가장 적은 예산을 책정한 부처는 환경부로 구입과 설치비를 합하여 개당 9만1000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조달청을 통하지 않은 시중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시중 업체에 가격을 문의한 결과 50W(300×1200) 조명 구매 및 설치비용은 약 9만원 내외였다. 설치물량이 많아지면 개당 단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부처는 약 1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이다. 조달행정의 효율성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법무부 소속 교정기관의 경우 등 기구 구입비는 9만5000원이다. 그런데 설치비가 개당 약 33만원으로 과도한 금액이 책정되어 있다. 설치물량이 9만3000개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의 설치단가가 개당 33만원이라는 사실은 시중가격은 물론 조달가격과도 큰 차이가 있다. 33만원이 LED 설치비용만으로 쓰인다면 가격 책정의 합리성이 떨어지며, 만일 전기공사를 병행하여 LED 설치를 하는 예산이라면 예산 편성 규정을 어기고 다른 예산사업으로 LED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또한 교정기관의 LED 설치비가 33만원인 반면, 같은 법무부 소속 소년원은 설치비가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연내에 설치할 수 없는 LED 조명을 추경을 통해 구매만 하고 내년에 설치하는 것은 긴급한 용도로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는 추경예산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올해 설치되지 못할 LED 조명을 구매만 하는 것은 이자비용 낭비, 보관비용 낭비 등 각종 행정비용을 낭비하고 예산 지출의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행동이다. 

다음으로 필요성이 의문시되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규정’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연도별 LED 교체비율을 정해놓고 있다.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고자 삼파장 전구 등 LED는 아니나 LED 와 비슷한 에너지 효율의 전구도 교체하여 오히려 전기요금이 증가하는 기현상도 발생한다. 

신축건물 대상으로 탄력 적용해야 

실제로 교육부 학교 조명 교체대상 중 화장실에 쓰이는 15W LED 조명은 교체대상에 13~15W 전구가 혼재되어 있다. LED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보이는 전구를 15W LED로 교체하면 오히려 전기요금이 증가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절약효과는 발생할까? 이번 추경 LED 예산 2003억원 중 약 65%의 예산(1290억원)을 사용하는 교육부의 전기요금 절약효과를 계산해보면 LED 교체에 따른 전기요금 절약효과는 다음과 같이 산출 가능하다.

교육부 소속 학교 건물은 기존 64W 전구를 50W LED 전구로 교체하는 물량이 22만1931개이다. 즉, 연간 12억원의 전기요금 예산 절약이 가능하다. 반면 화장실은 기존 13W와 15W가 혼재되어 있어 교체 시 전기요금이 오히려 증대하나 혼재 비율 파악이 불가능해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즉, 1290억원의 예산을 통해 매년 12억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면 100년이 지나도 전기비용만으로는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없다. 물론, LED 전구의 내구성이 일반 전구보다 더 좋은 측면과 함께 같은 전력 사용으로도 더 밝은 조광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수 있다.

결론은 이대로 진행하면 낭비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변화에 대응하고자 새롭게 편성하는 추경예산의 취지에 맞지 않다. 각 부처마다 LED 교체비용이 다르고, 최고 43만원의 교체비용은 시장가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지 못하다. 

또한 LED 조명으로 일률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다. 더구나 LED 교체비용을 감안하면 LED 교체를 통해 절약되는 전기요금만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 물론, LED 전구는 조도가 높고 내구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공사 등 LED 전구가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결국 LED 조명 교체는 신축건물을 대상으로 하고, 각 기관의 수요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특히 추경을 통해 일률적으로 LED공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본예산에서 제외된 LED 교체예산이 추경에 2000억원이나 새롭게 편성된 이유는 추경예산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되어오는 불용률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LED 설치비용 확인을 위해 업체에 문의를 했다. 업체에서는 다음과 같이 되물었다. “공공입니까? 공공이면 똑같은 일을 해도 일반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공공의 돈은 눈먼 돈일까.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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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8.15.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708081133491&pt=nv#csidxf19d5e187d6ececbe595bfbce0454d9

 

 

 

2028년에는 아예 신청 국가가 없다. 그래서 IOC가 지원금을 주어가며 개최지를 확정한 것이다. 보통 중계권료 등 막대한 돈을 IOC에 주어가며 개최지 선정을 감사해 하던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24년 올림픽 개최도시가 확정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파리와 로스앤젤레스를 확정했다. 지난달 12일 스위스 로잔 총회에서 이례적으로 두 도시를 연속 개최도시로 확정해 놓고는 어느 도시가 먼저 할지를 정하지 않았었는데, 지난달 31일 두 도시와 IOC가 2028년에 로스앤젤레스가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자동으로 파리가 2024년 개최도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도시는 세 번째 올림픽 개최도시가 된다. 지금까지 세 번 개최한 곳은 영국 런던이 유일했다. 1924년 올림픽을 유치했던 파리는 100주년 기념이라는 명분을 챙겼고, 로스앤젤레스는 지원금을 받는 실리를 챙겼다. 올림픽이 지연되어 로스앤젤레스의 인프라 개발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 피해보조금 성격으로 18억 달러(약 2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매우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조금 늦어졌다고 사실상 보상금을 받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던 전례에 비추면 매우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가운데 줄 왼쪽에서 7번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축구 전용경기장 스텁헙 센터에서 2028년 올림픽 유치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에릭 가세티 LA 시장(가운데 줄 왼쪽에서 7번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축구 전용경기장 스텁헙 센터에서 2028년 올림픽 유치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제대회 허상 버릴 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2024년에 올림픽 개최를 신청한 곳이 두 곳밖에 없었고, 2028년에는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IOC가 지원금을 주어가며 개최지를 확정한 것이다. 보통 중계권료 등 막대한 돈을 IOC에 주어가며 개최지 선정을 감사해 하던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개최지 신청이 없었던 것은 올림픽 개최에 대한 ‘승자의 저주’ 때문이다. 그리스 아테네올림픽 등 많은 올림픽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그나마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와 이미지 개선을 통한 위상 강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현실적이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2020년 올림픽 개최지인 일본도 땅값을 어느 정도 올리는 데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더 이상 올림픽 특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동계올림픽도 다르지 않다. 평창은 삼수 끝에 겨우 올림픽 개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2년 동계올림픽은 2015년 결정 당시 막판에 노르웨이의 오슬로가 빠지면서 최종 유치 후보는 베이징과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밖에 남지 않았었다. 아시아에서 연속 두 번의 동계올림픽이 치러지게 된 것이다. 

올림픽이 이렇게 된 것은 결국 돈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들이 속출하면서 IOC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안으로 ‘어젠다 2020’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다른 국가나 도시와 분산 개최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비용절감도 위태롭다. 2008년 여름 올림픽에 대회운영비로만 440억 달러(약 50조원)를 쏟아부었던 베이징은 2022년 겨울올림픽 예산은 그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39억 달러(4조4000억여원)로 책정했다. 2026년 개최지 신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유력한 신청도시인 캐나다의 캘거리시는 유치위원회 전 단계로 ‘유치 타당성 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주민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잠재적인 경쟁도시들도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나마 캘거리시는 1988년 개최도시였기 때문에 기존 시설을 재활용하므로 비용부담이 덜하다.

우리는 88올림픽이 흑자라고 알고 있다. 군사정부 시절 대대적인 선전으로 이런 생각을 주입시킨 결과 국가적인 ‘환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다.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88서울올림픽은 9000억원 적자였다. 그나마 수십만에 달하는 군인, 공무원, 학생들의 동원 등 간접비용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흑자를 본 곳은 대회를 두 번째 개최했던 1984년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뿐이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이 12억 달러의 적자와 100억 달러의 부채를 지게 돼 신청도시가 없자 IOC가 막대한 지원을 한 결과였다. 로스앤젤레스는 2028년 세 번째 개최에서도 막대한 지원을 받게 되므로 우연이라고만 보기에는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하다. 

88서울올림픽은 적자였다 

내년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8조원이던 비용이 14조원으로 늘어났다. 분산개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물론 최순실씨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 강원도는 이미 1년 예산을 넘는 부채를 지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근거 없는 흑자에 대한 환상과 경기부양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을 치른 국가는 예외 없이 올림픽 이후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 그나마 올림픽 토건특수로 유지되던 경제성장률이 올림픽이 끝나자 하락하는 것이다. 

 

경제효과도 부풀려져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5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부족한 낙관적인 수치에 기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래 이런 추정은 이와 관련한 기회비용이나 손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결국 남는 것은 문화적인 효과 정도이다.
 
이제 올림픽은 돌이킬 수 없다. 다만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언제까지 이런 국제대회를 계속 유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토건관료의 합작. 유치위원회의 비용은 대기업이 대고 이후 올림픽 관련 정부 사업은 그 기업들이 수주를 받는 공생관계를 벗어나야 한다. 국가주의 시대의 엘리트 체육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관광을 외국인들도 선호하듯이. 우리가 하지 않는 스포츠를 위한 국제대회는 사치일 뿐이다. 로스앤젤레스와 캘거리 같은 곳이 다시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대회 이후에도 그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라 대중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월드컵경기장을 기억해야 한다. 막대한 유지·관리비용은 비합리적인 국제대회 때문에 부담하는 우리 모두의 비용이다. 우리는 서커스가 아닌 빵을 원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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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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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관련한 지출은 공공성 차원에서 미래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법 원칙상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신고리 원전 5·6호의 중단을 위해 공론화위원회가 설치되면서 탈원전 정책은 현 정권 최대 이슈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원자력발전소 집중 지역인 부산·경남(PK)에서는 이른바 ‘원전 대전’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김무성 의원을 제외하고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마저도 직접적으로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론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탈핵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핵 관련 업계 당사자들이 포함된 과학기술인들조차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의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 탈핵정책에 대해 41%는 ‘적절’, 46%는 ‘부적절’이라고 답하고 있다. 물론 ‘탈화석연료’에는 72%가 찬성하고 있다. 결국 서병수 시장의 말처럼 탈핵으로 가는 역사의 이정표는 세워진 셈이다.

7월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는 한수원 경북 경주 본사에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 대표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주 | 이석우 기자

7월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는 한수원 경북 경주 본사에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 대표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주 | 이석우 기자

 

 


에너지 간의 조세 차별 


현재 신중론을 포함한 반대 주장의 근저에는 경제성 주장이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조세 측면에서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에너지별 세제는 공평하지 않고 매우 차별적이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는 세금이 낮은 곳으로 유도되고 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조세와 부담금, 보험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어서 합리적인 고민이 필요하기는 하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한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가치 등 우리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환경적인 가치를 주장하면 ‘탈화석연료’나 ‘탈핵’의 논리는 이미 압도적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실론으로 경제성을 주장하는 부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환경적 입장을 제외하고 경제적 조세원칙에서는 각 에너지원이 지닌 고유 열량 대비 세금을 일치시킨 금액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에너지의 성과는 에너지 발생량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세금뿐만 아니라 준조세 금액을 모두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화력발전의 개별소비세는 kg당 30원으로 LNG 개별세비세 kg당 60원의 절반 금액이다. 이는 석탄의 열량이 LNG 열량의 약 절반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여 열량 기준 세금액수를 동일하게 조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석탄은 조세를 통해 경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더구나 준조세까지 포함하여 생각한다면 대표적인 공해 에너지원인 석탄은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경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셋째, 원료에 부과되는 세금 및 준조세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력에 부과되는 조세와 준조세 모두를 통합적으로 합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력발전은 원료인 우라늄 등에는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고 있지 않다. 다만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에는 지역자원시설세(㎾h당 1원), 원자력기금(㎾h당 1.2원), 사업자 지원 사업비(㎾h당 0.25원) 등의 준조세가 부과된다. 이러한 발전전력에 부과되는 조세와 준조세를 함께 포함하여 전체 에너지원별 세금 및 준조세 액수를 도출해야 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5월 발표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에너지세제의 근본적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 에너지원별 동일 열량 대비 조세 및 준조세액을 통합한 결과는 역차별이었다. LNG 1㎾h 열량에는 총 6.60원의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는데, 유연탄에는 4.82원, 원자력에는 0.98원의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었다. 즉, 유연탄과 원자력에는 LNG 발전에 비해 세금 및 준조세 특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료에도 세금이 없고 발전량에서도 극히 적은 부담을 하게 되므로 경제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기준으로 보면 에너지별 역차별을 하게 된 결과 한전(법인세 차감 전 순익, 연결기준)은 2014년 4.2조원, 2015년 18.7조원, 2016년 10.5조원의 막대한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재정지출에서도 차별 

그러면 그나마 이렇게 부담한 돈은 에너지별로 어떻게 나눠지는가를 살펴보자. 2017년 예산안 기준으로 에너지 재정수입은 에특회계(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 5.1조원, 전력기금(전력산업기반기금) 4.1조원.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4.8조원 등 총 14조원이다. 물론 이 액수는 여유자금 등 이전의 수입도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지출의 방향이다. 에너지 관련한 지출은 공공성 차원에서 미래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법 원칙상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에특회계는 다시 에너지 효율 향상이나 국내외 자원 개발, 공급체계 구축, 연구개발 등 석유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력기금은 역시 전기를 생산한 원자력 등 발전소의 공급체계, 관리,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660억원, 신재생에너지 보급 4496억원 정도가 고작이다. 그나마 이 부분도 기존 발전소의 신재생에너지 비용 부담을 보전해주는 방식이 많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성격상 당연히 원자력과 관련한 관리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결국 아무리 넓게 잡아도 14조원의 수입 중 5000억원 정도만 공공성을 위해 사용된다. 대부분은 원래 낸 곳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결국 기존 에너지들은 역차별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적은 조세 및 준조세 부담을 하고, 그렇게 모은 정부 재정도 낸 곳에 사용되는 구조다. 미래 에너지가 아니라 과거 에너지의 경제성을 보전해 주고 있다. 원전 제로에 대해 2060년까지 시간을 두었음에도 원자력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2013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태양광산업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22년 그리드 페리티(Grid parity·태양광발전 단가가 일반전기와 같아지는 지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태양광 산업계에서는 더 이른 시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눈앞에 다가온 미래를 부정할 수는 없다. 탈핵의 문제는 원자력업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해결 과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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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8.01.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4&artid=201707241743341&pt=nv#csidx514585a9f3fb7b8825be2a0550edfb9

 

 

목표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상황을 모면하고 연명하게 할 것인가. 이참에 산업구조 개혁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7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설치된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의 대형 플래카드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7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설치된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의 대형 플래카드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 15일 올해 최저시급액 6470원에서 1060원 인상을 의결했다. 제도가 시행된 1988년 이래 최대 규모이며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인상률인 16.4%를 기록했다. 현 정권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기 위한 첫단추다. 

이례적으로 사용자위원들 쪽에서 공익위원들이 근로자 편만 든다면서 자신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것을 실감한다. 아무튼 최저임금 인상 결과 월 소정 근로시간 209시간을 곱한 월급 환산액은 올해보다 22만1540만원 오른 157만3770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463만명이다. 전체 임금노동자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3.6%다. 소득불평등 해소와 내수활성화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훈풍 혹은 폭풍 
7월 16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온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하며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힘을 실었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오르는 시급 1060원 중 581원을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안정자금 직접 지원, 경영상 제반비용 부담 완화, 안정적 임차환경 조성, 소상공인·중소기업 사업영역 확보 대책 등 ‘깨알 같은’ 대책을 제시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이례적이다.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이 최저임금을 인상한 뒤 고용주에 대한 일부 세금을 환급해준 적은 있으나 현 정부처럼 직접 돈을 쥐어준 사례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 4조원 중 3조원은 일자리 안정자금이다. 피해를 10조원 정도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소상공·자영업 단체들은 추가부담 인건비가 15조원에 달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차이는 정부는 평균인상 이상의 추가분을, 단체들은 전체 인상분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최대 이슈가 된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평가는 엇갈린다. 소비성향이 높은 최저임금 계층의 소비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주장과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 내수가 위축된다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등 서로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자영업자 지원은 없었나 
국가별 사회·경제적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및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OECD 국가 중에서 높은 수준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영업자 지원사업’(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3.2%로 OECD 국가들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28.2%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의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30.2%로 OECD 21개국 중 20위 수준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취업자 중 자영업자 및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OECD 국가들 중 높은 수준이나 창업기업의 경영환경은 OECD 국가들에 비해 어려운 상황이다.

소상공·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지원정책은 1998년 외환위기에 따른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에서 25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만 예산액 및 기금운용계획안이 2조6616억원이다. 여기에 중소기업과 중·저소득층에 지원되는 혜택인 비과세감면 22조8000억원 중 상당 부분이 이들에게 지원된다. 2015년 8월 통계청 기준 자영업자가 562만1000명이니 지원액이 15조원이라고 봐도 200만원이 훨씬 넘어서는 셈이다. 

그렇다면 상당한 규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영업 경영환경 악화의 원인은 임대료 상승, 대기업 갑을관계 등 구조적인 문제들과 경기침체뿐만 아니라 과다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이 있다. 

막대한 재정지출의 성과는 어떨까. 자영업자 비중과 재정지출 간의 실증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지원사업은 자영업자 및 비임금근로자 비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과 시장 경영혁신 지원사업이 자영업자 및 비임금 근로자 비중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정부의 정책이 자영업자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지원정책의 목적이 자영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실업자들의 창업지원을 통한 일자리 확보에 맞춰졌다는 데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에 따른 효과가 자영업자 비중을 증가시키거나 유지시키게 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분석해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자영업 예산지원이 많은 곳에 자영업자가 많다. 따라서 과열경쟁으로 자영업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고 정부 지원으로 인한 구축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있다. 

구축효과의 예로는 천일염이 대표적이다. 천일염은 2011년 일본을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수요가 폭등, 당시 20㎏ 1포 평균가는 1만1000원에 달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3200원으로 내리 5년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생산량 과잉 때문인데 천일염이 2008년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되자 정부가 당시 생산 증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며 염전 시설 개선을 권장한 때문이다. 염업조합 측은 “정부가 과잉생산을 부추긴 뒤 나몰라라 하는 형국”이라며 수매를 요구하고 있다.

 

자영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정부가 촉진해 자영업이 과잉되었으니, 계속 자영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면 예산지원을 늘리고 자영업은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목표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상황을 모면하고 연명하게 할 것인가. 이참에 산업구조 개혁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자영업이 갈데없는 막장업종이 아니라 희망의 업종이 돼야 할 것이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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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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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조원, 민간기업 40조원의 연구개발사업이 진행되지만 대부분 기획과제로, 창의적인 연구는 어려워진다.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리더들이 결정한 사업들의 성과가 매우 적다는 데 있다.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10월이면 꼭 나오는 이야기다. 한국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면 노벨상을 수상해본 적이 없다. 이웃한 일본만 해도 과학기술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22명(미국 국적 2명 포함)이나 된다.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논문의 양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에서 매년 전 세계 900여개 대학의 ‘논문의 질’로 순위를 매기는 ‘라이덴 랭킹’이 있다. 이 지표는 피인용 횟수가 상위 10% 안에 드는 질 높은 논문을 각 대학에서 얼마나 내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한국에서 지난 4년(2012∼2015) 간 가장 많은 논문을 배출한 학교는 1만5004편인 서울대다. 양으로는 세계 9위다. 하지만 상위 10%의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7.9%로 583위에 머물렀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과학기술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22명이지만, 한국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외에는 아직까지 수상자가 없다. 사진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sweden.se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과학기술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22명이지만, 한국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외에는 아직까지 수상자가 없다. 사진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sweden.se


그 많은 연구개발 예산은 어디로 갔나 

그러면 왜 한국의 연구자들은 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까? 대통령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연구개발(R&D)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건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연구개발 예산이 늘어나면 우리의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그러면 그 성과 중에 노벨상 수상자 배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한국의 연구개발 예산 투자는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 연구개발 예산은 19.4조원으로 정부 총지출 대비 비중은 4.9%이다. 196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8.5% 증가하여 같은 기간 정부 예산의 증가율 16.6%를 상회하고 있다. 재정투자 규모는 OECD 국가들 중에서 5위이고, GDP 대비 투자 비중(2014년 기준)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4.23%, 일본 3.5%, 독일 2.9%, 미국 2.7%이다. 한마디로 투자가 적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중복과 누수도 있지만 관료제가 근본 원인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5개 출연 연구기관에 대한 지원이 1조9000억원에 달하고, 총예산 규모로 따지면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20%를 차지한다. 이 중에는 초과수입이 462억원으로 운영예산의 10%에 달하는데도 1460억원을 지원하는 원자력연구원도 있다. 또한 한국전기연구원 등 3개 기관은 연구참여율이 전혀 없는 직원을 총 115회에 걸쳐 논문의 주저자로 등재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과다하게 많은 기관과 인력에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것이다. 물론 연구관리기관 18곳 중 15곳의 기관장이 관료 출신이라는 관피아 문제도 있다. 

관료제의 문제는 사업 선정에도 있다. 주제를 정부 관료들이 정한다는 것이다. 2015년 기준으로 순수연구개발비는 36%인 6.8조에 불과한데 이것도 5.7조원은 정부 주도 기획사업이고, 연구자 주도 공모사업은 1.1조원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80% 이상이 5000만원 이하의 소액이다. 이러다 보니 대학에서 수행하는 연구개발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부 출연기관이나 대기업들 관련 연구개발인 것이다. 이런 구조가 제2·제3의 황우석 사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거대 프로젝트의 환상에 젖은 정부와 관료들이 잘못 판단할 경우 연구개발사업이 정치화되거나 낭비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역할 재설정해야 한다 

세계화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까지 논의되는 현실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교육과 연구개발은 이념을 떠나 정부의 중요한 역할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어떤 정책을 가지고 어떤 성과를 내는가이다. 

정부 19조원, 민간기업 40조원의 연구개발사업이 진행되지만 대부분 기획과제이다. 그러다 보니 단기적 성과를 내는 사업에 집중될 수밖에 없고 창의적인 연구는 어려워진다.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리더들이 결정한 사업들의 성과가 매우 작다는 데 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이다. 83개의 연구소에 2만2000명이 연구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매년 2조4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원칙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독일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3명이 배출되었다. 영국도 연구내용은 물론 연구비에도 간섭하지 않는 ‘홀데인 원칙’을 적용한다.

그럼 정부의 정책만 바뀌면 우리의 기초과학이 발전할까? 서울대가 2015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진행한 자연과학대 평가작업은 의미 있는 답을 보여준다. 평가 결과는 선구자가 아닌 추종자이며, 창의적인 연구가 아닌 따라하기, 이것이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관료적인 문화와 정책인 것이다. 대안은 연구개발사업의 다양화이다. 물론 그 전제는 연구자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일종의 민주화이다. 창의적 주제 선정에 대해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탈권위주의, 탈관료주의가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가져오는지의 사례가 있다. 일본 나고야대학 연구실에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없다. 다들 서로를 ‘누구씨’라고 부른다.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주제를 선정해 연구한다. 그 결과 지난 10여년 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6명이나 배출했다.

 

2017년 1월 국회에서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 예산지원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이 채택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서울대 의대 호원경 교수(이 분은 박완서 작가의 따님이기도 하다)는 청원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본 청원은 무조건 연구비를 늘려달라는 청원이 아니라, 연구자 스스로 제안하는 연구과제로 공정하게 경쟁해서 연구비를 받아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비 지원구조를 개선해 달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과거의 관행을 고수하는 정부 관료의 생각만으로 정해진 사업만 한다.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하는 정책이 아니라 관련 조직의 지속가능성만을 생각한다. 꼭 노벨상을 배출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 발전을 위해서라도 개혁이 필요하다.

<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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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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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미집행 도시공원 시설 가운데 민간공원이 추진되는 곳은 70여곳이다. 시민단체들은 “난개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명이 걱정하면 스트레스다. 하지만 모두가 걱정해야 하는 일이라면 아무도 걱정하지 않게 된다. 특히 공공부문의 일이 그렇다. 지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에는 커다란 걱정거리가 있다. 물론 그걸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잘 모르는 그 걱정거리는 2020년 7월부터 적용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문제이다. 이제 3년 남은 셈이다. 그러면 이 문제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생각보다 긴 연원을 가지고 있다. 

우리 도시들에는 도시계획상 도시공원으로 지정해 놓고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곳들이 많다. 그 면적은 전국 1만900여곳에 442.19에 달한다. 이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이라고 분류한다. 서울의 면적이 605.21이니 서울 면적의 70%가 넘을 만큼 넓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가 불거진 것은 1999년이다. 이곳에 땅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재산권 행사의 제약 등 피해를 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군사정부 시절, 감히 국가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권리의식이 높아진 일부의 사람들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도시계획이 가지는 정책의 정당성과 주민의 권익 보호라는 두 가지 딜레마 사이에서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헌법재판소는 결단을 내린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도로·공원·녹지 등 공공시설 건립을 위해 고시한 도시계획시설 중 10년 이상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시설은 2020년 7월부터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도록 위헌 취지로 판결했다.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게 이유였다. 무려 2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둔 것은 도시계획이 가지는 공공성과 정책의 일관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이 21년을 허비하고 말았다. 막대한 재정부담 때문이다. 서로 폭탄 돌리기를 하다보니 세월이 흘러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정부는 민간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또 다른 민자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난지한강공원. / 강윤중 기자 *기사 본문 중 언급된 특정사실과 관련 없습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정부는 민간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또 다른 민자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난지한강공원. / 강윤중 기자 *기사 본문 중 언급된 특정사실과 관련 없습니다.


곧 다가올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 

최근에 정부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을 마련했다. 지정 해제를 앞둔 도시공원에 민간 개발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자치단체들은 공원을 조성하지 못한 부지에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공원 일몰제’에 따라 토지 소유자에게 돌려주면 난개발과 자연훼손, 사유재산권 행사로 공원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민간자본을 끌어와서라도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환경권이 침해되고 난개발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우선 경북 구미시는 중앙공원·꽃동산공원·동락2지구공원 등 3곳을 민간공원 사업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민간 사업자가 공원 부지의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는 주거, 상업, 녹지 등 비공원 시설로 개발할 수 있다는 도시공원법의 특례조항을 활용했다. 총사업비는 2조1422억원이며 민간 사업자는 아파트 8468가구를 짓는다. 시 관계자는 “일몰제로 사라질 도시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공원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 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생태계 파괴와 일조권·조망권 등 생활권이 침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시가 난개발을 추진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대전시도 현재 7개 공원 부지 8곳에 민간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월평공원 갈마·정림지구와 매봉공원 등 4개 공원 부지에 대해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와 각종 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사업이 추진되면 월평공원 갈마지구에만 3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광주시도 수랑·마륵·송암·봉산·중앙·중외·일곡·대상·송정·신용공원 등 10개 공원을 대상으로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았다. 구미와 마찬가지로 대전과 광주도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재 전국 미집행 도시공원 시설 가운데 민간공원이 추진되는 곳은 70여곳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251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20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은 “도시공원 해제에 따른 난개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개발에 모두 4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필요하다”면서 “정부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민간공원은 또 다른 민자사업인가 

민간공원을 추진하는 곳들은 도시공원법상의 특례조항을 들고 있다. 30%의 면적에 아파트 등 택지개발을 하고 그 비용으로 공원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30%는 개발하는 것이 분명하다. 난개발을 조장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축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공공적인 기회비용의 상실이다. 이 지역은 구도심지역이나 개발이 지체되고 있던 자연지역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도시개발은 구도심을 공동화시키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방치된 구도심은 공동화되었다. 현정권이 도시재생을 주요 정책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무려 50조원을 도시재생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때에 공공 도시공원을 포기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소중한 기회비용도 상실하게 된다.

 

또 하나는 민간공원이 또 다른 민자공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점이다. 개발과 보전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된 시의 땅을 팔아서 민간업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들의 공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 공원은 개발된 택지지역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공원의 유지·관리는 결국 자치단체의 비용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폭탄 돌리기의 끝은 결국 민간공원이라는 이름의 민자공원인가. 지금이라도 도시공원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신도시 개발이나 건물에 쏟아붓는 예산의 방향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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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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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을 누가 하는가를 살펴보자. 우선 사업을 하려는 지자체가 있다. 지자체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치적으로 부풀릴 수밖에 없다.

말도 많던 의정부 경전철에 지난 5월 28일 파산이 선고됐다. 의정부 경전철의 파산신청으로 다시 민자사업 경전철이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왜 문제가 반복되는가. 

개통 4년 10개월 만에 파산선고를 받은 의정부 경전철. / 의정부 경전철 홈페이지

개통 4년 10개월 만에 파산선고를 받은 의정부 경전철. / 의정부 경전철 홈페이지



의정부 경전철은 개통 후 4년 반 동안 500억원의 운영손실을 입었다. 이렇게 된 것은 수요예측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통행수요 추정은 하루 평균 첫해 7만9000명에서 30년간 최고 15만1000명까지 이용하는 것이었다. 의정부 시민이 43만명이니 5명 중 1명은 매일 한 번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하지만 첫해인 2017년에는 1만2000명밖에 되지 않았다. 최소 6배 이상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다소 나아진 지금도 유료승객은 하루 2만4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파산의 여파로 의정부시는 경전철 운영회사에 시예산으로 최대 2000여억원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이런 비숫한 문제가 전국의 다른 경전철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데 있다.

너무나도 부풀려진 수요예측 
경전철 같은 장치산업은 많든 적든 기본운영비 등 고정비용이 지출된다. 따라서 사람이 많이 타든 적게 타든 비용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결국 수요가 핵심인 것이다. 2013년 감사원 감사 결과도 마찬가지로 수요예측을 핵심문제로 진단하고 있다. 

정부의 책임도 크다. 정부 측에서 적격성 검사를 제대로 못한 부분, 그리고 정부가 법규를 만들지 않아 법규정이 없어서 엉뚱한 자료를 사용해 검증했던 점, 그 다음에 정부의 지도·감독이 필요했었던 점, 이런 것들이 제대로 하나도 되지 않았다. 그 결과 2011년 개통한 김해 경전철도 실제 승객이 예측치의 21%, 2013년 개통한 용인 경전철 역시 15%에 그쳤다.

경전철의 수요예측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부풀려졌을까? 의정부 경전철의 승객 수요는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했다. 

교통연구원은 아직도 당시의 연구결과에 대해 어떤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 최종보고서 등 자료가 없다거나 담당자가 사망했다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고 있을 뿐이다. 용인 경전철도 김해 경전철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김해 경전철의 문제에 대해 자체 발간한 백서를 5년째 받지 못하고 있다, 

수요예측을 누가 하는가를 살펴보자. 우선 사업을 하려는 지자체가 있다. 지자체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치적으로 부풀릴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를 만든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더니 50% 정도의 사업이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분석되었고, 많은 문제사업이 걸러지게 되었다. 

다음으로 시행하는 업체가 있다. 시행하는 업체는 자기가 그걸 시행해야만 건설비·운영비 등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그 이상을, 정확한 수요보다 더 많은 수요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 수요예측의 주체 자체가 객관적일 수 없다. 세 번째로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가들이다. 많은 사람들은 전문가의 의견이라면 권위를 부여하고 신뢰를 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용역을 주는 기관에 대해 을의 입장에서 소위 갑의 요구를 반영해주는 ‘대필용역’을 할 수 있다.

교통수요, 정확한 추정은 투명성이다
도시기본계획이라는 제도의 문제도 있다.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기본계획의 핵심은 인구이다. 2015년 4월 국토연구원 안홍기 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지역개발사업의 과다 수요 추정 원인과 개선방안>에 의하면 133곳 시·군의 2020년 목표인구가 6249만명으로, 통계청 추정보다 1063만명이 많아 지역별로 평균 26.4%나 과다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수요예측도 이를 토대로 부풀려지기 시작한다.

교통수요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통행량이나 거주자 수, 인구 수 이런 지표들을 바탕으로 하는 계산식이 있다. 문제는 경전철을 한다는 전제에서 검증하다 보니까 당연히 수치가 부풀려지게 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경전철 도입이 전제되다 보니 최소한의 객관적인 산식마저 엄밀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용 가능한 숫자를 많이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인구가 줄어들지라도 오히려 크게 늘리고, 주민들의 이용도 김해처럼 인구가 15만명인데 17만명이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치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곳곳에서 부풀리는 방식이다. 

‘통계가 권력’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그런 수요의 기본 통계나 계산식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호검증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당장 의정부 경전철만 하더라도 수요예측에 따르는 계산 산식, 관련된 원자료를 시의회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엉터리 예측의 부담은 시민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지자체가 민간업체와 맺은 경전철사업 계약에는 계약을 해지하면 시설에 투입한 비용을 업체에 보상해준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용인시는 8500억원을 물어주게 되었고. 의정부 경전철 주식회사도 의정부시에 2000억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예측도 엉터리, 검증도 엉터리, 손해는 시민들의 몫이지만 경전철 사업은 지금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경전철 개통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땅값 인상으로 혜택을 받는 주변 주민들, 개발업자들, 표를 얻는 정치인들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피해가 온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주민소송제도 등이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책임을 묻는 경우가 없다. 여기에 최근에 경전철보다 비용이 덜드는 트램 건설이 유행이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수요예측이 없는 상황이다. 또다시 ‘덜 낭비되는’ 정도의 사업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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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7.11.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707041029291&pt=nv#csidx90a3b4d39a5db939ef6f6a372e95642

 

한국의 2017년 예산 신규편성은 1.7%에 불과하다. 올해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매년 1%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예산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는 없고 조직만 증대되었다는 증표가 된다. 

5월 25일 청와대가 조직 개편된 부서 안내판을 여민관 1층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월 25일 청와대가 조직 개편된 부서 안내판을 여민관 1층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전사고가 생기면 안전 관련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고, 건축물 붕괴사고가 터지면 감독 관련 공무원의 수가 늘어난다. ‘공무원의수는 업무량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파킨슨(Parkinson)이라는 학자의 주장이다.  

이런 현상을 ‘파킨슨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조직은 이런 관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가능한 한 부하직원을 늘리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들이 가지는 이런 특성이 업무량에 상관없이 공무원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농어민 41% 줄고 관련 직원 68% 늘어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 해군성을 든다. 1914년과 1928년을 비교해 보았다. 1914년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로 영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국일 때이다. 1928년은 전쟁의 위험이 가장 적다고 판단되던 때이다. 1914년 영국 해군은 62척의 주력함에 14만6000명이 근무했고, 1928년은 20척의 주력함에 10만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시기 해군의 관리직과 공무원은 5249명에서 8117명으로 64%가 증가했다. 특히 본청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하나는 영국 식민성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상징하듯 전 세계에 식민지를 갖고 있던 영국은 식민지성이 있다. 영국 식민지가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1935년 372명이었다. 그런데 2차 대전이 끝나고 인도 등 대부분의 식민지가 독립한 1954년 식민지성의 규모는 1661명이 었다. 일의 대상인 식민지가 줄어들어도 그 부서는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결국 일의 대상은 줄어도 사람은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농림부가 대표적이다. 조선일보에 보도된 KDI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민 수가 178만명(41%) 줄었는데 관련 공무원이나 준정부기관 임직원은 5만2000여명(68%) 증가했다고 한다. 10년 전에 농어민과 준공무원의 숫자가 57명당 1명이었으나 이제는 20명당 1명이라는 것이다. 예산은 17배가 증가했다. 

그런데 이 통계는 1995년 기준이다. 22년이 지난 지금 농민은 또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후에는 이런 보고서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상상에 맡기겠다. 농업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일들이 있는데, 우선 농업이라는 말이 농촌이라는 말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농업기반공사가 농촌공사로 바뀌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을 ‘영역’으로 삼는 행자부가 반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금 도시화율이 90%에 달하는데 도대체 농촌이 어디 있냐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농림부는 농업종사자의 분류를 330평의 농사를 짓거나 연간 120만원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준을 크게 낮췄다. 텃밭 정도의 농사를 지어도 농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농민의 숫자를 지키고 싶은 농업 관련 공공부문 관료들의 이해와 농민의 범위를 넓혀 농지 거래를 좀 더 활성화시켜 부동산 부양을 하려는 정권의 이해가 맞물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충분히 살 만한 상황이다. 

관료제의 본성 이해하고 변화 도모해야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예산에서도 파킨슨의 법칙이 있다. ‘점증주의 이론’이다. ‘키(Key)’라는 학자가 발견해낸 것이다. 미국 정부를 분석한 그는 미국 정부의 예산이 점증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미국 관료들은 이런 키의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자신들은 매년 제로베이스에서 예산을 분석하고 편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키는 30여년의 조사 결과 거의 모든 부서의 사업들이 비슷한 추세로 증가했고, 줄어들거나 없어진 사업들은 매우 이례적인 일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냈고 결국 관료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2017년 예산 신규편성은 1.7%에 불과하다. 올해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매년 1% 남짓에 불과하다. 결국 99%는 하던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예산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는 없고 조직만 증대되었다는 증표가 된다. 하지만 국민들도 국회도 공무원들도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참고로 키는 미국에서 점증주의 예산의 기준을 20%로 잡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10%가 변화된다면 어찌 될까. 아마도 혁명적 상황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물론 예산을 빼앗기는 쪽이나 새로 확보하려는 쪽의 입장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왜 그들은 몰랐을까? 자기들의 일만 보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주인의식을 가진 국민일 수밖에 없다. 보수화되어서 1%의 변화도 크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후자이리라 생각된다. 현재 국회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추경도 1만2000명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지만 겨우 8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대부분의 사업이 예전에 하던 사업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전에 논의가 있었던 상황에 비해 대폭 축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조직법도 대폭 후퇴했다. 폐지론까지 나오던 교육부나 행자부도 안심을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오히려 조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한다. 관료들의 저항도 있지만 새로운 집권세력이 정치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결국 행정의 복잡성과 혼란만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직과 예산의 확장은 관료제의 본성이다. 이를 인문학적으로 인정하고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회도 국민도 정권도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의 법칙에서 벗어나 큰 시야를 가지고 우리 정부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직시해야 한다.
 
‘바보야, 문제는 여야가 아니라 관료제야, 그리고 우리의 무지와 착각이야.’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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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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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일자리 논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구조와 내용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가 큰 정부인가 작은 정부인가 하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 주장은 갈리게 되는데 주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부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부 규모가 작다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공공부문 일자리 OECD 국가의 3분의 1 

공공부문 규모에 대한 논쟁은 지난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가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발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되었다. 당시 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 평균이 21.3%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6%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때 7.66%라는 수치는 OECD의 를 인용한 것으로, 이 수치는 통계청·고용노동부가 제출한 것이 아니라 행정자치부가 정부 조직 통계를 OECD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다소 축소된 숫자였던 것이다. 이 논쟁과 관련해 지난 12일 통계청은 2015년 공공부문의 일자리 규모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 일반정부 부문 199만명과 공기업 부문 34만명, 합해서 233만6000개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총취업자의 8.9%라고 한다. 7.66%보다는 많은 숫자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통계청의 일자리 숫자에는 사립학교 교원이나 사병, 보육교사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직접적으로 정부의 돈으로 급여를 전액 지원받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다면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은 10%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우리는 ‘공무원 100만명’ 시대에 살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공공부문 효율화를 지향하면서 공무원 숫자를 100만명 수준에서 관리해 왔다. 큰 정부라는 비판에 대하여 공무원의 숫자가 적다는 주장을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의 과소 추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정부의 역할도 커지고 예산도 늘어나는데 공무원 숫자를 동결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른바 민영화를 통해 공무원 숫자를 유지했다. 한국전력, KT(한국통신), 코레일(철도청)이 원래는 공무원 조직이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금용감독원 연수원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제1차 협업과제 분과위 합동 업무보고에서 한 직원이 공공부문 일자리 관련 회의 자료를 나눠주고 있다. / 이준헌 기자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금용감독원 연수원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제1차 협업과제 분과위 합동 업무보고에서 한 직원이 공공부문 일자리 관련 회의 자료를 나눠주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새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과 야당은 공무원 추가 채용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분별하게 공무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무원 1만2000명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 말 국회에서 2017년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찬성했었다. 2017년 수정예산안에서 국회는 공공부문의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하여 공무원 신규 채용을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목적예비비 500억원을 편성했다. 최광웅 데이터연구소 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2012년 12월 말 공무원 정원은 98만명 수준이었던 것이 2016년 말 정원은 103만명 수준으로 약 5만명이 늘어났고, 지방공무원 증가분까지 고려한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공무원 정원 증가분은 대략 6만명, 연평균 1만2000명이라고 추산했다.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큰 정부’였던 것이다. 

공공서비스 수요 늘자 외주화 급증 

문제는 공공부문의 숫자가 아니라 적정성이다. 주차장(park)이 차량(parking)을 늘린다는 말이 있다. 차량 수요에 따라 주차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주차장에 따라 차량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공공부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공공부문의 일거리가 늘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자리가 늘어나서 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이 느낄 때 공공서비스의 질이 실질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공무원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테면 청소, 환경, 안전, 복지 분야의 사회서비스 확충은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서비스 분야일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 숫자를 무조건 늘려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공공부문 일자리의 왜곡을 가져온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서비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용절감을 앞세워 민간위탁이라고 하는 공공부문의 외주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공무원은 발주자로 ‘갑’이 되고, 위탁업체가 ‘을’이 되어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공공부문은 정규직 공무원과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의 이중화된 노동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나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일을 하는 용역업체의 노동자들은 원래 공무원이 하던 일을 하면서도 그들의 급여나 근로조건은 대단히 열악하다. 원래 위탁금액 자체가 적을 뿐더러 위탁업체의 관리자들이 가져가는 몫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급여수준이 높은가는 오랜 논란거리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는 2014년 말에 2015년도 예산안을 기준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정규직 공무원 2만9047명의 인건비를 분석한 바 있다.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세전 기준으로 7034만원이었고, 여기에 복지포인트와 급량비를 합하면 평균 수령액은 7437만원이 된다. 2014년 소득분위별 평균에 따르면 상위 10% 평균이 9287만원, 상위 20% 평균이 5390만원인 것에 비교해 본다면 자치구 공무원의 급여수준은 임금근로자 상위 10%에서 20% 사이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되었다. 높은 임금수준도 좋은 것이지만, 무엇보다 평생직장이 될 수 있다는 안정성에 더 끌리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가 민간 일자리에 비해 급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분명 좋은 일자리이고,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의 직장’이 되는 것은 과도하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급여 인상률에 대한 분석과 적정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
 
공공부문 일자리 논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구조와 내용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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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lash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