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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9 민간 투자사업 활성화, 구멍 난 항아리 불 붓기

박근혜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구멍 난 항아리에 불 붓기 꼴 난다

 

 

김상철 /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때 아닌 민자사업 활성화?

박근혜 정부는 지난 7월 5일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골자는 그동안 총액관리가 되어 왔던 BTL 사업에 대해 민간제안을 허용하고, 기존의 BTO사업의 경우 BTL방식과 혼합해서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거기에 민간사업자가 BTO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대사업으로 진행하는 사업의 이익에 대해 50%를 공유하도록 한 규정을 바꿔서 차등적으로 공유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최소운영수익보장 등이 사실상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로 드러나 전국의 각종 민간투자사업들이 뭇매를 맞고 이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추가 사업을 망설이고 있으니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취지의 공감여부를 떠나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규제를 없애서 사업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금번 계획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 참을 잘못 찾은 정책이다.

 

특히 이번 민간투자활성화 정책의 이면에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천문학적인 지방공약들을 이행하는 수단으로 단계적인 재정투자 외에 광범위한 민간투자를 통해서 달성하겠다는 꼼수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민간투자활성화 대책은 기존에 지적되었던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새로운 이익보장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사실상 시상에서 말하는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전적으로 공공에게 전가하려는 대책에 다름 아니다.

 

현행 BTL을 확대한다고? 학교시설을 보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이와 같은 박근혜 정부의 대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자. 그동안 BTL 사업은 학교시설에 대한 투자로 한정되었다고 할 만큼 교육분야에 집중되어 진행되었다. 기본적으로 시설의 운영만으로 투자비용을 환수할 수 없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민간사업자가 선투자하여 지은 시설을 공공에 이전하고, 공공은 이를 이전받는 대가로 일정기간 동안 이 시설을 빌려서 쓰는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BTL은 민간사업자가 지은 건물을 학교로 사용하는데 따른 임대료와 이용료를 민간사업자가에게 지급함으로서 초기 투자비를 환수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문제는 민간사업자의 경우에는 최대한 실공사비보다 부풀려서 건물을 지어야 이에 대한 임대수익이 높아지는 유인이 존재한다. 또한 이용료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물품 구매 단가를 높여서 이용료를 높이려는 유인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BTL의 경우에는 초기 민간사업자의 투자분에 대한 적격성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후 임대료와 이용료 산정에 있어서 단가에 대한 재검증도 필수다. 하지만 실태를 보면 그렇지 않다.

 

감사원이 지난 2012년 5월 17일자로 발표한 ‘학교시설 확충 및 관리실태’에 대한 종합감사보고서를 보면, 이와 같은 학교시설 BTL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선 아래와 같이 민간투자사업은 재정사업으로 할 경우보다 편익이 우수해야 타당하다. 다시 말해서 내 돈으로 하는 것보다 남의 돈을 빌려서 쓰는 경우가 유리할 때만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래 결과를 보면, 재정투자(PSC)가 민간투자(PFI)보다 훨씬 적격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BTL을 추진한 사례가 적발되었다. 실제로 그 규모만 보더라도 32억원에서 3억원까지 다양하다. 즉, BTL의 적격성을 판단해야 하는 교육청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민간투자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BTL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공공에 이전한 후 임대료와 이용료를 지급받는데, 이 과정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중 가장 황당한 사례는 5년을 수선주기로 10년을 교체주기로 산정한 경우다. 이 경우 10년, 20년 주기별로 수선비와 교체비를 중복해서 수령하는 결과가 생긴다.

 

 

 

 

아주 기본적인 산수만 해도 나타는 중복지급의 문제가 실제로 각급 학교 BTL사업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 등의 공공구매 방식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BTL 학교의 경우에는 민간사업자가 산정한 운영료 단가에 따라 사용료가 산정된다. 그래서 민간사업자가 실제 단가보다 구입단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과다한 이용료는 받는 사례가 적발되었다.

 

아래에서 보듯이 학교에서 직접구매하면 3000원도 안되는 물품이 업체 카달로그보다 더욱 비싼 5800원 상당에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물품의 경우에는 2배가 넘는 가격차이를 보이는 것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BTL 사업의 문제점이 빙산에 일각이라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감사원이 지난 2008년에 수행한 ‘하수관거정비 BTL 사업 추진실태’에 따르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민간투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제도 개선보다는, 부실 BTL사업이 양산되도록 민간제안을 풀어주고 기존의 BTL 사업에 BTO사업도 결합하게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국가를 수익모델로 내주려나?

예를 들어보자. 서울시의 경우 지하철9호선이 최소운영수익보장 조항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애초에 제안한 승객보다(이 추정의 책임은 민간사업자도 공동으로 지어야 한다) 적은 승객이 들더라도 원래 예상했던 수익금을 주어야 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김해 경전철이나 의정부 경전철, 용인 경전철이 다 같은 상황이다.

 

그래서 BTL 방식에서 최소운영수익 보장 규정이 사라졌다. 민간사업자가 최대한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이익이 나면 가져가는 것이고, 손해가 나면 감수하는 것이 시장에서의 투자와 부담의 균형이다. 따라서 이익을 보장하는 기존 BTL은 구조적으로 특혜성 사업일 수 밖에 없다.

 

박근혜정부는 기존의 BTL사업에 수익성이 떨어지니까 BTO 방식을 결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예를 든 것이, 운영수익이 나는 역사 등 상부시설은 BTO로 해서 아예 운영권을 주고, 궤도나 노반 등 하부시설에 대해서는 BTL로 해서 공공이 이용료를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최소운영수익 보장이 BTO라는 방식으로 재현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속성은, 이전 이명박 정부의 속성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국가를 민간기업의 수익모델로 만들어주는 방법이 그렇다. 통상적으로 민간투자사업은 재정투자가 필요하지만 당장 재정여력이 없을 경우, 미래의 비용을 끌어다가 현재에 투자하는 개념으로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하려는 것은 민간사업자에게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현재의 비용뿐만 아니라 미래의 비용까지 국가가 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꼴이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고자 한다면, 그간 BTL 사업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전면적으로 개선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민간사업자의 비위 사실을 적발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라면 민간투자사업은 국민들에게 독을 먹이는 행위가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가 지방공약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맥락에서 보자면, 불필요한 사업들을 정리하고 조정하기 보다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들은 민간사업자에게 넘겨서 국가의 미래를 저당잡히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심히 우려된다. 「끝」

 

Posted by flash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