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진 교수 지방재정이 꽤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됐고, 교육청에선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가 거론됐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 대비 8조원가량 부족했고, 올해는 부족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로 인한 추가 재정수요도 만만찮은 과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지방재정 악화 주장은 과연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과장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김현기 안행부 지방재정정책관-임성일 한국지방행정硏 선임연구위원-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왼쪽부터)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2008년 이후 지방재정이 압박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한국 재정에 충격을 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예산이 급증하는 것이다. 도로나 상수도와 달리 사회복지는 법으로 정한 ‘사람대상 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축소할 수가 없다. 지자체는 불리한 국고보조율로 한 차례, 또 복지 확대로 또 한 차례 손해를 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를 재정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 압박을 받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 닥칠 수 있다.

정창수 소장 지방재정위기론에 대해선 ‘절반의 진실, 절반의 과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세입 감소와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맞다. 다만 과장이라고 보는 것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지자체만 해도 시와 도가 다르고, 시·군·구도 천차만별이다. 구는 어렵지만 군도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도와 군에서는 결산 기준으로 보면 복지비중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토건예산 비중이 줄지도 않았다.

김현기 정책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재정자주도와 재정자립도 모두 감소하는데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측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예산 증가율이 5%가량인데 지방비 부담 증가율은 8%가량이다. 지자체로선 예산 증가보다 비용부담 증가 폭이 더 크다는 건데, 이것이 바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윤 교수 지방재정 운영에서도 그렇고 중앙·지방 갈등 유발도 그렇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2005년 국고보조사업 대폭 조정을 했는데 이명박(MB) 정부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를 예로 든다면,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만 해도 국가사무가 맞고, 비용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는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하면서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 아닌가 싶다.

정 소장 기본적으로 전국공통 업무라면 국가사무라는 게 상식이다.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영·유아 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일단 대상이 된다는 점만 봐도 국가사무가 분명하다. 이런 사업은 대통령이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 예산이 부족하다고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것은 재정운용 원칙에도 위배된다.

임 위원 국고보조사업 개혁은 ‘국가개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사업은 재원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상당수는 시대적 사명을 완료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 3자가 암묵적 담합으로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000개 가까이 되는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김 정책관 지자체 상황을 보면, 예산 증가율보다 국고보조사업비 증가율이 더 크다. 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지방예산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지방 갈등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면 지방재정 문제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

윤 교수 MB 정부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끼친 악영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인한 국세 감소는 고스란히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진데다,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던 부동산교부세가 무력해지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았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세입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방세 인상을 강조하는 자주재원주의와 지방교부세 인상을 강조하는 일반재원주의 논쟁이 있다. 학계에서는 자주재원주의가 다수설이다. 현재 지자체에선 지방세 인상과 지방교부세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방식으론 중앙정부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임 위원 감세정책으로 인한 후유증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자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 자율적 재정수단인 지방세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지방교부세 배분으로 조정할 문제다. 다만 전 세계에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지자체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없다는 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인데 실제 지출로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이 4대6으로 역전된다. 영국만 해도 지자체에선 사회복지와 주택 업무만 담당한다.

정 소장 지방세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서 지방세 인상이 지방재정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집중을 비롯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수도권은 세입이 더 늘고 비수도권은 세입이 더 줄면서 양극화만 심해질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여건에 따라 배분해주는 지방교부세 비율을 조정하는 게 지역 간 형평화 기능에 더 유리하다.

윤 교수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 등 지방세제 개편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위원 향후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정부가 지방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지만 이는 취득세 영구감면 조치로 인한 세입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이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5%를 도입할 당시 약속했던 ‘2013년부터 지방소비세 5% 포인트 추가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아울러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낮은 거래세와 높은 보유세’ 구조로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와 조세 원리에도 부합하고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소장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일부 군에 가면 자동차세가 재산세보다도 많은 곳도 있더라. 재산세 비중이 턱없이 낮다. 다만 아쉬운 건, 지방세 비과세감면이 16조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과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모두 지방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규모를 몇조원만 줄여도 지자체로선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에 지방세 비과세감면도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김 정책관 지방소비세 약속은 아직 이행을 못 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첨언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 담뱃값 인상을 비롯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모두 ‘서민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증세에는 동의한다. 관건은 MB 정부에서 강행했던 ‘부자감세’를 원상복귀시키면서, ‘부유층도 세금 부담이 이만큼 늘어나니 서민들도 더 부담해달라’는 정공법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자꾸 편법으로 접근하니까 국민 반발만 부른다.

정 소장 지금에선 증세를 꼭 해야 한다.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거둔 세금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간접세라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임 위원 원칙적으로 주민세나 자동차세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건 ‘비정상의 정상화’다. 왜 지금이냐 하는 논란은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 세출구조조정을 전제로 본격적인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

윤 교수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추세라는데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일부 지자체는 상당한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그런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까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정 소장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개별적으로 중구난방이 되다 보니 지자체에선 불만이 쌓이고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파산제’와 같은 방식보다는 강력한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제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탓하면서도 정작 납세자소송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김 정책관 중앙정부에선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진 않다. 방만하게 쓸 돈도 없는 수준이다. 지자체 부채만 해도 거의 없다. 광역시 일부일 뿐인데 그것도 대부분 지하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고 본다. 다만 꼭 관리해야 할 곳은 우발부채나 통합부채관리 등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는 중이다.

임 위원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지자체 파산제를 규정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그것도 채무에 대한 파산인데다, 연방법원이 지자체 파산을 선고하면 비로소 채무탕감도 가능하다. 이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 물론 거시적으로 지자체 재정을 관리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지자체 재정악화 원인이 단체장 책임인지, 중앙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분명한 진단이 먼저다. 지자체 파산제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자칫 지자체 재정악화 책임을 지자체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중앙·지방 재정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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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극, '정부의 역할'을 생각한다



강국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서울신문기자



 1997년 경기 화성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부녀복지계장으로 일하던 여성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관내 청소년 수련시설 설치·운영 허가를 반려했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치면 “암덩어리 규제를 무기로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종북) 무사안일 공무원”이라는 각종 민원에 시달렸지요. 군청 간부들은 허가를 내주라고 난리를 쳤답니다. 아예 깡패들까지 찾아와 협박을 하는데도 그 계장은 끝내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군청에선 결국 그 계장을 좌천시키고 곧바로 청소년 수련시설에 허가를 내줬습니다. 그리고 1년도 안돼 화재가 났습니다. 유치원생 19명을 포함해 23명 목숨을 화마가 앗아갔습니다. 국민들은 그때서야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컨테이너 수십개를 얹어 화재에 취약한 가건물 형태였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화성군청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그 계장은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따가운 시선에 무척이나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결국 다음해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우리는 ‘씨랜드 화재사건’을 계기로 획기적인 제도정비가 이뤄졌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주기적으로 서해훼리호, 대구지하철, 씨랜드, 세월호 악몽에 시달립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시스템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는 자기파괴적인 신념을 학습합니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 계장을 ‘참 공무원’이라며 잠시 칭송했던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장덕’이란 이름 석 자를 금새 잊어버렸던 것도 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장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고 반론을 활성화시키는 개혁을 했다면, 국민안전을 위한 더 엄격하고 촘촘한 규제를 만들고 정비했다면, 공공성을 내팽개친 공직자를 고발할 수 있는 ‘호루라기’를 쥐어줬다면 어땠을까요. 하다못해 일부러라도 이장덕 계장을 이장덕 과장으로 이장덕 국장으로 승진시켰다면, 용기 있는 공무원은 출세한다는 학습효과라도 줬다면 어땠을까요. 세월호 참사로 뼈저리게 깨닫게 된 ‘시스템 붕괴’에 온 국민이 절망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왜 우리는 이장덕 같은 공무원이 ’영웅‘ 대접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는가’라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제도에 따라, 상급자 눈치나 지시만 기다리지 않고 공익에 근거한 일처리는 왜 안되는걸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장을 책임지는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권한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의견청취도 하지 않는 제도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볼 거 있습니까? 지도자는 원고지 수십장 분량으로 깨알같은 교시를 내리고 부하들은 수첩에 받아적기 바쁜 게 현실입니다. 그건 9시뉴스와 조선중앙방송에서 똑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남북한 공무원들은 공히 ‘영혼이 없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대통령이 '규제는 암덩어리'라고 규정해 버리고 나면 일선 공무원이 안전을 이유로 인허가를 안내줄 수가 없게 만드는, 모든 공무원을 '해바라기'로 만드는 제도에서 공무원에게 '책임감' 혹은 '용기'를 요구한다면 그건 국민들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닐까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 의사당에 배달된 우편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흰가루가 유출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안전요원들은 현장 주변 인물들을 모두 격리시키고 의사당을 폐쇄합니다. 이 모든게 매뉴얼에 따라 즉시 조치가 이뤄집니다. 현직 부통령조차 아무 소리 못하고 현장 지휘자가 시키는대로 사무실에 하루 종일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사고 지휘 시스템’(ICS)입니다. 그런 시스템이 있기에 9.11테러 당시 뉴욕시 소방소장이 현장 지휘를 총괄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적어도 안전관리에 대한 전문성이라곤 전혀 없는 안전행정부가 콘트롤타워 자리에 앉아 구조자 숫자세기도 버거워하는 안쓰러운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장 공무원은 실권이 없고 고위직들은 현장을 모르는 나라에서 ‘공무원’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제도(혹은 시스템)와 정치를 고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누구 하나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정부를 성토한다는 얘길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초기는 물론이고 지금도 여전히 총괄조정과 지휘를 할 수 있는 ‘지도부’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물론 이건 일개 공무원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공무원을 조롱하고 비난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공무원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공무원을 심판하겠다고 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일을 안 하는 공무원’이란 관념은 사실 공무원을 비난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만들어낸 상상에 불과합니다. 사회복지직 사례에서 보듯 대다수 공무원들은 일에 치여 삽니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비난받습니다. 현장을 잘 아는 공무원에겐 실권이 없고 고위직들은 현장을 모릅니다.



 
 공동체를 이끌어야 할 자들은 제일 먼저 탈출했습니다. 규칙을 준수했던 학생들은 비극을 당했습니다. 참사를 수습해야 할 책임이 있는 윗분들은 심각한 무능력과 무책임, 거기다 무신경까지 드러냈습니다. 그 중심에는 뒷짐만 지고 현장을 장악하지 못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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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하>

 

안행부도 모르는 국고보조사업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를 거론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게 ‘과도한 복지비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전체 국고보조금 가운데 사회복지 분야가 절반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진짜 ‘불편한 진실’은 지금도 연간 수십조원씩 지방으로 흘러가는 ‘토건’(토목·건설) 관련 국고보조사업이다. 그 중심에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광특)가 있다.

▲ 2016년 완공 예정인 제2영동고속도로 동여주 나들목(IC) 주변의 공사 현장. 경기 여주시는 동여주IC가 지역 개발에 꼭 필요한 공사라며 개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 개발을 부추기는 이면에는 국고보조사업이 자리하고 있다.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가 기획재정부에 퇴짜를 맞았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기재부에 광특 지역계정 한도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얼마씩 배분하는지 등의 기초 자료를 요청했다. 기재부에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어 “지역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배분 내역과 관련 자료는 아예 만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광특은 광역발전계정, 지역개발계정, 제주특별자치도계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광역계정은 소관 부처가 직접 편성, 운영하고 제주계정은 제주에 배정된다. 반면 지역계정은 시·도 자율 편성과 시·군·구 자율 편성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기재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세출 한도액을 산정해 배분한다. 익명을 요구한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은 “그저 기재부가 광특 사업별로 우리한테 배분해 주면 받는다. 다른 지자체가 얼마씩 받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지방자치 관련 주무 부처인 안전행정부조차도 광특 지역계정이 지역별로 어떤 기준으로 얼마씩 배분되는지 알지 못한다. 기재부에서 행정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자체에 전화해서 지역별 배분액 규모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2005년 신설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를 2010년 개편하면서 생긴 광특은 지역의 특화 발전과 광역경제권의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내년부터는 지역발전특별회계로 개편될 예정이다. 광특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지역계정의 지자체별 한도액, 산정 방식, 절차, 결과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기재부가 광특을 안행부 특별교부세나 교육부 특별교부금처럼 지역을 통제하고 소관 국회 상임위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광특으로 진행되는 사업 중 제주계정 78개를 뺀 209개(2012년도 기준) 가운데 도로 관련 사업은 105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재정 규모로 보면 국비와 지방비가 약 1조 737억원과 5727억원으로 전체 국비 중에서 17.6%, 지방비 중에서 15.3%를 차지한다. 도로 관련 사업을 위한 교통시설특별회계(교특)가 따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에 왜 심각한 도로 공급 과잉이 계속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광역시 관계자는 “토건사업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지역구 의원과 단체장의 로비가 집중되는 게 바로 광특”이라고 귀띔한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도 “사회복지에 대한 철학이 투철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하는 것으로 자기 치적을 쌓으려 한다”면서 “사실 SOC 사업은 지금도 지자체 사이에서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광특 지역계정에서 자의적인 배정이 없다고 간주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로비에 휘둘릴 가능성이 큰 구조인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예산안 심사 때 항상 문제가 되는 쪽지예산은 거의 다 도로건설이고 토건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쪽지예산 재원이 모두 광특은 아니겠지만 출처를 좇아가다 보면 광특과 만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기재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광특 지역계정은 지자체 간 재정 상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점도 드러난다. 투명성이 없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가 재정력이 열악한 지자체보다 더 많은 투자 재원을 받기도 한다. 가령 지난해 가장 많은 지역계정 교부를 받은 경기 화성시와 가장 적은 교부를 받은 경북 문경시를 비교해 보면 재정력지수는 문경이 훨씬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지자체에서 과거보다 SOC 분야 비중이 굉장히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도로나 건설은 이미 과잉 상태라는 걸 감안하면 일자리와 연결되는 지방재정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업무 성격상 기재부는 광특 관리에서 손을 떼고 예산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에 대해 지방채 심사와 투융자심사 등 각종 통제 장치를 시행하는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향해 무리한 투자를 했다느니, 방만한 재정 운용을 했다느니 비난하는 것은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면서 “국고보조사업에서 핵심은 중앙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역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서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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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사이에서 쏟아지는 각종 ‘개발공약’은 십중팔구 상당액의 국비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되는 국고보조사업은 준비 부족과 도덕적 해이 등이 겹쳐 지방자치단체에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신문은 60조원에 육박하는 국고보조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을 고민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다룬다.

 

 

▲ 31일 충남 예산군 응봉면 예당저수지 내부에서 박중수 예산군 상하수도사업소장이

상수도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노후 상수관을 개량하고 이를 통합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유수율이 극히 저조함에도 지방재정이 열악해 상수관망 정비 및 유지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지자체의 수도시설 운영 효율을 증대하고 수

 

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정부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우선 문제는 사업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지방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47개 지자체를 골라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통합운영 양해각서(MOU)를 환경부와 교환하지도 않은 채 사업 대상이 됐던 32개 지자체는 모두 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자부담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남 보령시 등 11개 지자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보류했으나, 환경부가 사업비 1260억원(국비 339억원, 지방비 921억원)을 중기사업계획에 편성해 임의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국고보조율을 ‘30%±20%’로 설정한 것은 문제였다. 예산군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에 국고보조율 30%, 즉 전체 사업비의 70%를 지방에서 부담하라는 건 애초에 무리한 요구였다. 황석태 환경부 수도정책과장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국고보조율이라는 비판에는 공감한다”고 수긍했다. 그는 “우리도 기획재정부에 국고보조율을 50%로 높여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지원하자고 요구했지만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수자원공사 위탁을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은 “근본 취지가 정말로 주민들에게 좋은 물을 마시게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어느 지방공무원의 말처럼 정당성 자체를 의심받게 만들었다. 결국 수자원공사와 예산군이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예산군농민회, 예산참여자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군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수자원공사 배나 불리는 상수도 민영화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읍내 곳곳에 내걸렸다.

예산군 사례는 조용한 농촌 지역이 자칫 국고보조사업 때문에 허리가 휘는 모순을 드러냈다. 지자체들은 29개 정부 부처가 주관하는 956개 국고보조사업(2013년 기준)을 수행한다. 예산 규모는 1991년 2조원에서 올해는 57조원을 바라본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국고보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8.0%에서 지난해 36.7%까지 늘었다. 지방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4.3%였고 지난 7년 동안 국고보조사업 전체 증가율은 8.7%인데, 국고보조사업을 위한 지방비 부담은 12.5%나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정부는 2004년에 대대적인 국고보조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한 적이 있다. 국고보조사업 급증으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 기준 533개(총사업액 12조 6548억원)였던 국고보조사업을 2005년부터 233개(7조 9485억원)로 축소했다. 하지만 국고보조사업은 다시 늘어났고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양상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거기다 ‘분권교부세’를 실제 수요보다 적게 책정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지역별 복지수준 격차가 심각해지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지방재정 전문가들이 내놓은 진단은 대체로 일맥상통했다.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기준보조율을 정하고, 그나마도 일부 보조사업에 대해서만 기준보조율을 정할 뿐 나머지는 예산편성 지침 등으로 임의로 결정하는 실정이라 ‘자의성 문제’가 제기될 뿐만 아니라 국회를 통한 ‘공적 통제’가 취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사 성격의 사업에 대해서도 기준보조율이 다양하고 정률보조와 정액보조에 대한 구분도 모호하다.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원칙 없는 대상사업 선정, 합리성을 결여한 기준보조율, 불합리한 차등보조 방식, 중앙·지방 협의 시스템 부재”등을 지목했다.

환경부의 상수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난해 관련 예산이 334억원이었던 이 사업은 올해도 규모가 342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이 사업에 대해 ‘지자체 간 이해관계의 첨예화와 상수도 시설 개선을 위한 국고지원 비율이 낮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종료될 전망’이라면서 “정책적 실패”라고 못 박았다. 결국 2012년 정부의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에서 ‘우수사업’으로 호평받았던 이 사업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지적한 국고보조사업 낭비 사례 대표주자라는 불명예만 남긴 채 올해를 끝으로 씁쓸하게 막을 내릴 예정이다.


강국진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서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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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3(국회입법조사처) 제3차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의 주요내용및개선과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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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현장]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
안철수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어떻게 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지 답해야 한다

 

 2014-02-25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 미디어 서울

 

국회의원 안철수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약속했다. 새정치란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어떻게 ‘새정치’란 말인가. 2012년 대선 당시 정치개혁을 위한다며 국회의원 정수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감액, 중앙당 폐지를 약속하며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던 모습에서 과연 얼마나 더 새정치에 다가섰는지 의문이다.

사실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적용한 지방선거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이 제도 자체가 이제 걸음마를 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1991년 첫 지방선거부터 2002년 지방선거까지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이 없었다. 일천한 기초선거 역사에 비춰보면 정당공천을 통해 기초의회를 구성한 기간보다 정당공천 없이 기초의회를 구성한 기간이 더 길었다. 안철수는 정당공천 없던 기초의회가 지금보다 더 좋았던 옛 시절이라고 볼 근거가 하나라도 있는지 답해야 한다.

정당공천 없는 구의회와 정당공천 있는 구의회를 모두 경험한 분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무소속은 무소속인데 어느 당과 가까운 기초의원인지 서로 다 알았다고 한다. 정당 소속이라는 게 기초의원을 억압하는 통제장치가 된다는 점도 있지만, 반대로 개별 기초의원의 일탈을 제어하고 정당 간 경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는 게 그 분 설명이다.

안철수는 빨간 옷 입고 다니는 무소속 후보나 파란 옷 입고 다니는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나 민주당 후보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할 수 있을까. 정당 소속인데도 기초의회가 이 모양이라면 공천 걱정 안해도 되는 기초의회는 과연 얼마나 책임감이 커지겠는가 말이다.

   
▲안철수 새정치연합(가) 중앙운영위원장이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송호창 소통위원장과 함께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풀뿌리 정치가 발전하려면 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훨씬 더 많이 기초의회에 진출해야 한다. 1991년 첫 지방선거에서는 당선자 전체를 통틀어 여성이 40명 뿐이었다. 비율로는 0.9%다. 1995년에는 72명(1.6%), 1998년에는 56명(1.6%), 2002년에는 77명(2.2%)에 그쳤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선 여성 기초의원 당선자가 434명(15.1%)으로 급증했고 2010년에는 600명을 넘어서면서 21.6%까지 치솟았다.

여성 기초의원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비례대표제도 도입과 정당공천 덕분이다. 그건 해외사례를 살펴봐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자신이 양성평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성 후보를 내세우고 ‘비례대표 여성 비율 50% 할당’을 도입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 여성의원 증가는 정당이라는 정치 제도가 있기에 가능했다. 정당공천을 없애고 나면 비례대표제는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정당 공천이 그리 문제라고 주장하려면 광역 의회에 대해서는 왜 정당공천 폐지를 말하지 않는지도 묻고 싶다. 거기다 정당공천 폐지가 새정치라면 그냥 지금처럼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남을 일이지 ‘새정치연합’은 뭐하러 만들고 신당 소속으로 후보는 뭐하러 내겠다는 건지 내 머리로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안철수 논리대로라면 새누리당 민주당 모두 해산하고 모든 국회의원을 무소속으로 해야 한다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비례대표를 50% 수준까지 대폭 늘리는 게 풀뿌리 정치를 풍요롭게 하는 길이다. 각 정당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발할지 경쟁하게 만드는 게 국민에게 더 이롭다. 비리 문제로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되면 원인 제공한 정당에 입후보 자체를 금지시키는 게 책임 정치를 강화하는 길이다. 정당공천 폐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당 공천을 강화하는 게 정치를 더 새롭게 하는 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했다. 그걸 요구했던 국민의 정치혐오증을 보며 ‘여의도는 비효율적인 곳’이라고 국회를 무시했던 전직 대통령 이명박을 떠올렸다. 새누리당은 공약을 파기했고 민주당은 좌고우면한다. 새누리당은 왜 선거에서 연전연승하고 민주당은 연전연패하는지 이유를 보여주는 작은 단면이 아닌가 싶다. 안철수는 기초에 대해서만 약속을 지키자고 한다. 문제는 ‘창조경제’가 아니라 ‘경제’인 것처럼 ‘새정치’보다는 ‘정치가 우선한다’.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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