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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24 결산검사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재정혁신을 이끄는 결산,

정책결산이 필요하다

 

 

 

 

 

 

 

 

 

 

 

 

 

 

 

김상철 /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어떻게 결산은 재정을 보수화하는가?

2012년 결산은 새로운 시정부에 의해 집행된 첫해 살림살이를 살펴보는 자리이다. 물론 2012년 예산안이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에서 전체 구조에 새로운 내용을 담는 것은 어려웠지만, 적어도 예산집행과정의 조정을 통해서 새로운 시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이럴 경우, 의문이 생기는데 가치 지향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소위 새로운 시정부의 배경이 된 ‘탈 토건, 사람 중심’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과도한 토건사업들은 집행을 자제하는 것으로, 새로운 신규사업에 대해선 전이용을 하더라도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도록 북돋는 것을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법령과 제도에 따른 결산심사 과정에서는 이런 정책지향보다는 차가운 회계기준과 재정준칙이 중심으로 들어선다. 그러니까, 2012년 결산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을 살펴볼 때에는 좀 더 복합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즉 시정부의 새로움을 반영할 수 있는 결산의 방법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제도가 가지고 있는 현상유지적 성격, 즉 보수적 성격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는 판단을 떠나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결산과정의 지적사항들을 일별하면서, 사실상 재정준칙을 준수하는 문제가 상당히 ‘경로의존적인 예산집행’을 강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적인 예가, 일단 예산은 쓰여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기본적으로 결산에 대한 논의는 3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일종의 ‘결산 편향’이 제도화된 것일 수 있는데, 이런 특징이 오히려 재정 정책의 보수화를 구조적으로 강화한다고 볼 수 있다.

 

① 계량적인 재정준칙에 근거한 결산 평가:

결산은 기본적으로 집행률과 이월율, 금액과 편차를 중심으로 결산안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100%에 수렴하는 재정준칙에 대한 선호가 드러나는데 기본적으로 결산은 예산액의 결산액 규모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따지기 때문이다.

 

② 회고적인 사업 평가:

기본적으로 결산은 이미 집행된 사업에 대한 회고적인 평가로 진행된다. 즉 예산과 마찬가지로 단년도 예산-결산 사이클에 한정된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기 집행된 사업에 대한 회고적 평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집행되는 예산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다.

 

③ 중기지방재정계획과 단절된 평가:

공통적으로 중기지방재정계획과 연동한 결산 평가를 실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예산이 중기계획과 연동하여 편성되는 것은 ‘계획적인 측면’이지만 결산이 중기계획과 연동하여 평가되는 것은 ‘중기계획의 실효성’을 따져보는 의미가 있다. 즉 롤링계획의 특징상 중기지방재정계획은 별도의 결산이 없다. 즉, 단년도 결산은 중기지방재정계획(2012년 종료시점)의 결산도 겸해야 한다.

 

 

혁신유도형 결산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예결산 과정은 기업의 회계정산 과정과 다르다고 본다. 즉 수입과 지출의 적절성과 규칙 및 규정의 준수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양자 간 균형을 맞추는 것 역시 재정의 건전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정은 정책과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사항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은 곧 예산일수도 있지만 ‘예산 역시 곧 정책’일 수 있다. 그런데 결산심사의 주요한 기법들은 여전히 수입과 지출의 숫자를 맞추는 것에 초점이 가있는 듯 보인다. 또한 앞서 언급한 의정회와 같이 집행률이 높을수록 문제가 되고 각종 강서 캠핑장 조성사업과 같이 집행률이 낮을수록 문제가 되지 않는 사업도 있다. 따라서 결산과정에서 개별 사업에 대한 정책효과에 대한 평가 즉 질적 평가가 가능한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 실제로 현재와 같은 예산결산 과정은,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그것은 새로운 의제개발과 혁신에 맞는 방식이 아니라 ‘관리형 행정기구’에 부합된다. 그런 상황이면 애써 지방자치를 할 이유는 없다.

 

특히 새로운 시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마을 사업들을 보자. 해당 사업들은 사전에 예산을 편성할 수 없는 사업의 독특함이 있다. 즉 이 경우에는 포괄예산을 편성하고 사후에 해당 사업의 적절성과 집행과정에서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는 것이 사업의 특징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결산 방식으로는 해당 사업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과정 자체에 주목하는 ‘동적 결산과정’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제도화된 검증기구를 통해서 마련된 행정부의 예산편성과 참여예산이라는 제한된 검증방식의 예산편성은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하기 힘들다. 이 경우에는 예산 자체보다는 시민의 참여라는 무형의 정책 효과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참여예산제도에 대비되는 참여결산제도는 어떤가. 모든 사업에 대한 결산 참여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시민관심사업 10가지 정도를 선정하고 시민모니터링단을 모집하여 공동으로 결산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계량적 평가 이외에 정책에 대한 질적 평가도 수행된다. 더구나 시민이 정책의 당사자로서 그 효과를 따지게 되니 시의회-시정부에서 논의되었던 예산-결산과정의 확장도 노릴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결산과정이 시행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감시형 제도가 아니라,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대안제시형 제도가 될 필요가 있다. 이러기 위해선 현행 예산-결산 시스템을 회계연도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실제 결산이 시행되는 년도를 중심에 놓는 논의가 필요하다. 즉, 논의 대상이 전년도의 것이라도 그것을 단지 회고적으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 편성될 예산을 위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산은 미래예산을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의 논의가 가정법을 토대로 이루어 진다. 하지만 결산은 과거예산을 다루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당연히 평가나 논의의 구속력은 결산에 있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재정의 정량적 타당성만 고려하기엔 재정정책에서 결산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너무 크다.

 

예산편성과정의 혁신이나 재정지출의 혁신보다, 결산제도의 혁신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이글은 지난 6월 19일, 서울시의회와 서울풀씨넷이 주최한 ‘2012년도 결산 토론회’에서 발표한 토론문을 수정한 것입니다.

 

 

Posted by flashfresh